오래된 고집, 유클리드 기하학
유클리드 기하학 이와의 기하학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즉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리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공리들을 구성하고 정리들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놀라운 발견입니다. 그리하여 기하학의 개념은 더욱더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하학의 존재자체로 인해 수학자들은 심오하고 혼란스러운 의문에 사로잡혔습니다. 이 의문은 가우스가 일찌감치 가졌던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기하학들 가운데 어느 하라라도 실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가? 공리와 정리들이 물리적 공간을 설명하는데 타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심지어 유클리드 기하학보다 더 정확할 수 있는가?
언뜻 보기에 이런 이상한 기하학들 중 어느 것이든 유클리드 기하학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발상은 터무니없어 보였습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이 물리적 공간의 유일한 기하학이며, 공간에 관한 진리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너무나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이와 반대되는 어떤 사상들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논리적 호기심 거리로 여겨졌습니다. 그것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지만, 수학자들은 진짜 기하학, 즉 물리적 세계의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들은 물리적 실재계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다른 기하학이 있다는 생각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한 집착이 단지 사고의 습관일 뿐이며 전혀 필연적인 믿음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점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부 수학자들은 상대성 이론이 실제로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활용했음을 알고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적용 가능성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물리적 공간에 어떻게 그리고 왜 들어맞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대안적인 공리들 가운데 어느 것이 물리적 공간에 들어맞을지를 우리는 선험적으로 결정할 수 없기에, 이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은 180 º 보다 작아야만 하는데 반해,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정확히 180 º입니다. 따라서 세 명의 관찰자를 각각 세 개의 산꼭대기에 세워 놓고서 각자 다른 두 관찰자에 대한 자신의 시선이 이루는 각을 측정하도록 했습니다. 세 산꼭대기에서 세 개의 시선이 이루는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은 179 º59'59''가 되었습니다.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을 바탕으로 한 실험은 어느 기하학이 물리적 공간에 들어맞는지 밝혀내지 못하므로, 두 기하학 모두에서 성립하는 정리, 두 닮은 삼각형은 합동이어야 한다는 정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결정적인 실험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작은 삼각형 하나와 큰 삼각형 하나를 만들어서 두 삼각형이 닮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삼각형의 세 내각이 큰 삼각형의 세 내각과 동일하도록 하면, 두 삼각형은 필연적으로 닮은 삼각형이 됩니다. 유클리드 기하학만이 이런 물리적 상황에 들어맞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에는 두 삼각형의 대응하는 각들이 진짜로 동일한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결점이 있습니다. 결국 측정은 근사적이며, 삼각형의 적어도 한 각은 다른 삼각형의 대응하는 각과 다른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삼각형은 닮지 않을 것입니다.
위의 주장은 어느 한 기하학이 다른 기하학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려줄 실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천문 관측처럼 정말로 큰 삼각형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어느 기하학이 더 잘 맞는지 결정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도입했습니다.(이건 너무 복잡해서 설명할 수 없다.)
비유클리드 기하학 그리고 수학의 본질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수학이 진리를 제공하지 못함을 깨닫게 해 준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리를 받아들인 까닭은 물리적 공간에 관한 자명한 진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공리들은 설령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누구나 받아들여야 하는 필연적인 진리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정리들은 연역적 추론에 의해 얻어지는 공리들의 필연적인 결과라서 정리 역시 진리라고 믿었습니다. 이런 공리들로부터 연역된 정리들과 경험으로 알게 된 결과들이 일치하였기에 그 공리들이 진리라는 확신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수학이 진리를 제공한다는 믿음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탄생 이전까지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굳게 지키는 믿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로 모순되는 여러 기하학이 전부 물리적 공간과 부합한다면, 이 모든 것이 전부 진리일 수 없음이 명백해지며, 이들 중에 정말 진리가 있는지도 더 이상 확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학적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구별해야만 한다는 점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은 물리적 세계가 인간의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으며, 이 물리적 공간에 부합하는 듯한 공리들을 도입한 다음 이런 공리들로부터 정리들을 연역해 내어 그 공간을 이해해야 합니다. 공간의 수학 이론들은 임의의 과학 이론들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사용되는 수학적 체계들은 그 당신의 경험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입니다. 만약 경험이 넓어짐에 따라 다른 기하학이 경험에 더 잘 부합한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공간에 관한 이전 이론은 버려지고 새로운 이론이 도입됩니다. 바로 이런 일이 상대성이론이 이전의 과학 연구를 정확히 설명하려고 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수학의 진리성 및 수학적 이론의 속성에 대한 내용은 기하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기하학은 더 이상 진리를 제공하지는 못함을 인정하더라도 산수, 대수 및 수 체계를 바탕으로 한 다른 발전들이 진리를 구성한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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