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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수학

기하학이 예술과 결합하니, 더욱 거부할 수가 없네

by 북폴라리스 2024.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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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원근법의 기본 개념

유럽 르네상스 시기의 화가들이 회화의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기 위해 수학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지만, 이 현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14~16세기 화가들은 당대의 건축가이자 공학자였습니다. 그들은 또한 조각가, 발명가, 대장장이 그리고 석공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교회, 궁전, 다리, 댐, 도시 성벽 및 무기를 설계하고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에 비추어 볼 때 화가는 필연적으로 얼마만큼은 과학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르네상스 화가들이 어떻게 수학을 도입하여 회화 기법을 혁신시켰을까요? 14세기 후반부에는 발전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뒤흔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15세기 화가들은 수학이 실제 세계의 본질이라는 고대 그리스 사상과 매우 친숙해졌고 이 사상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따라서 화폭에 담을 주제를 실제로 완벽히 표현하려면 그것을 수학적 내용으로 환원시켜야 한다고 르네상스 화가들은 믿었습니다. 형태의 본질, 공간 속 대상들의 구성 그리고 공간의 구조를 포착하기 위해 화가들은 그 밑바탕이 되는 수학적 법칙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화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배적인 생각은 수학이 회화의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이용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기하학이 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새로운 발상이었습니다. 

 

수학적 원근법에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인물은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브루넬레스키(Brunelleschi)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건물의 설계가 아니라 건축공학이라 불릴 만한 과학적 측정과 법칙에 의해 원근법을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발상을 기록하고 더욱 발전시킨 사람은 건축가이자 화가인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였습니다. 그의 명성은 예술작품 때문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 덕분입니다. 그는 건축, 회화, 원근법 및 조각을 연구했으며 화가들에게 이론적인 문제를 설명하는 여러 권의 책을 써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신의 책 「회화론」에서 알베르티는 화가에게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기하학을 아는 일이며, 자연의 수학적 구조를 담아내 표현하는 그림은 자연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미술의 원근법을 연구하면서 사영 기하학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과 건축가들은 3차원 물체들을 2차원 그림에 표상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알베르티는 자신과 풍경 사이에 유리막을 놓고 한쪽 눈을 감은 채로 떠오르는 상들을 유리 위에 점으로 표시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2차원 그림은 3차원 풍경을 충실히 재현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원근법

사영기하학의 탄생

프랑스 수학자인 제라르 데자르그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확장시키는 방법들을 연구하면서 사영 기하학을 공식화한 최초의 전문 수학자입니다. 1636년 데자르그는 「원근법 실천에 관한 보편적인 방법의 예」를 발표해 원근법에 따라 물체의 상을 작도하는 기하학적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데자르그는 또한 원근 사상 아래 보존되는 도형의 성질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데자르그의 방법은 화가와 판화가가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데자르그의 가장 중요한 저서인 「원뿔을 평면과 교차시켜 결과를 얻기 위한 초안」은 1639년에 발표되었는데, 사영 기하학을 사용해 원뿔 곡선 이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근법 체계의 기본적인 수학 개념은 사영과 구획입니다. 사영이란 눈에서 대상 또는 장면의 점들이 이르는 광선들의 집합이며, 구획은 이런 광선들의 눈과 대상 사이에 놓인 유리 화면과 만나 형성된 패턴입니다. 한 도형의 사영의 구획을 연구하고 그것과 원래 도형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몇 가지 사실이 쉽게 드러납니다. 수학적으로 볼 때 눈은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점과 실제 도형의 임의의 직선은 한 평면을 결정합니다. 이 평면이 바로 직선이 만드는 사영입니다. 사영을 절단하는 유리 화면 또한 평면인데, 평행하지 않은 두 평면은 한 직선에서 만나므로 구획은 한 직선입니다. 따라서 실제 장면의 직선에 대응하여 구획에 한 직선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직선상의 성질은 실제 직선 그리고 그 직선의 사영의 임의의 구획에 공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실제 도형의 교차하는 두 직선은 구획의 교차하는 두 직선을 만듦을 쉽게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 대상 및 구획에 공통적인 또 하나의 소소한 수학적 성질입니다. 그리하여 삼각형은 삼각형 구획을 만들게 되는데, 구획의 삼각형의 형태가 반드시 원래 삼각형의 형태와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변형은 사변형에 대응합니다. 이런 몇 가지 성질을 알아낸 사람은 지라드 데자르그였습니다. 그는 전문적인 수학자가 아니었고, 독학한 건축가이자 공학자였습니다. 이 주제를 탐구한 계기도 동료들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영기하학의 대표적인 정리 가운데 파스칼이 고안하고 증명한 것이 있습니다. 이 정리는 데자르그의 정리와 마찬가지로 도형 그리고 그 도형의 임의의 사영의 임의의 구획에 공통적인 한 기하학적 속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언제나 간결한 표현을 좋아했던 파스칼은 이 정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한 육각형이 한 원에 내접하면, 세 쌍의 대변은 한 직선상에 놓이는 세 점에서 교차한다.

사영기하학에서 점·선·면 같은 요소들은 사영되었을 때 전반적으로 점·선·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그렇지만 길이, 길이의 비율, 각도 같은 것들은 사영과 투영 과정에서 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을 사영하면 무한정 멀리 있는 무한 원점에서 교차하는 직선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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